산아래 안쪽에 있다고 해서 불려진 안창마을. 이곳 역시 다른 달동네들 처럼 6.25와 피난이라는 부산의 역사적인 배경이 있는 곳이다. 이전에 먼저 가보았던 범일동 구름다리 앞에서 오르막길을 오르면 있는 마을이고 매축지와도 그렇게 멀지 않다. 매축지와의 차이라면 역시 매축지가 도심속 평지인 달동네라는 특이한 점이고 안창마을은 흔히 떠올리기 쉬운 곳이다. 게다가 움푹 들어간 계곡 줄기를 타고 들어선 마을이라 움푹 패인 비탈길을 양쪽에서 바라 볼수 있는 곳이기도 했다. 

가기전에도 이미 많이 봐서 익숙했던 안창마을의 입구의 벽화


안창마을 가장 위쪽은 산 반대쪽의 동의대와 이어져서 옆동네인 동의대 쪽을 올라서 갈까 하다가 입구부터 올라보고 싶다는 이상한 취향과(?) 생각에 서면 방향이나 좌천동 범일동 방향중 먼저 오는 버스를 타고 가는 길을 선택했다. 안창마을 종점에서 내려서 바로 마을에 들어서는 것 보다 마을 아래쪽 부터 내려서 오르막길을 조금 걸었다. 계곡인 특성 때문인지 특이하게 차도가 마을 보다 위쪽에 있는 곳도 있었는데 처음엔 아래쪽이 내천이나 하수도라고 생각했었기 때문에 조금 신기하기도 했다. 여유있게 오르니 입구에 벽화가 보이기 시작하고 먼 산능성이까지 집들이 들어서 있었다. 입구에서 잠시 전체적인 마을 구조를 가늠하고 다시 걸음을 때는 순간 코 끝을 자극하는 냄새.. 오리 불고기.. 예상하지 못한 복병을 만난 기분이랄까. 원래 교통편이나 위치를 제외하곤 자세한 정보를 배제한체 다니던 터라 그렇게 많은 오리 고기 식당이 있는지 몰랐었다. 입구의 건너편엔 뜰, 정원이라는 것을 우리나라에선 고깃집으로 쓴다는 '가든'들이 옹기종기 모여서 유혹의 향기를 마구 뿜어내고 있었다.

진짜 술이 땡기는 집..


곳곳엔 유혹의 손길이..


진짜 생맥주일것 같던 기분..


위와 십이지장을 관통하는 유혹을 뒤로하고 마을 안쪽으로 위쪽으로 걸었다. 사실 눈에 띄는 벽화는 입구부터 크게 나있는 길가에만 있는 그림, 인터넷에서도 쉽게 찾아 볼수 있어서 익숙한 그림들이 전부라고 할수 있을것 같다. 하지만 애초에 벽화만 기대를 하고 간 것도 아니고 그렇기 때문에 조금 더 아래에서 걸어 올라왔던 거였다. 오히려 집집마다 있던 작고 이쁘게 꾸며진 문패와 숨은그림 처럼 눈을 크게뜨고 봐야 찾을수 있던 악세사리 마냥 꾸며놓은 작품들이 더 좋다고 느껴졌고 벽화가 없는게 더 나을수도 있다고 생각 되기도 했다.

어느 집 문 옆..


별것 아닌듯 이쁘다..


그래도 아직 꽃이 피고 빨갛던 우편함.


벽화 마을들이 많아지고 찾는 사람들이 많아지면서, 막상 가보니 벽화도 적고 볼게 없더라...하는 말들을 한다. 모든 집들이 캔버스가 되고 병풍에 한가득한 그림들 처럼 모두의 눈요기가 될수 있길 기대한다. 물론 오래되고 허름한 집에 독특하고 상상력을 자극한다거나 주변과 마을에 잘 어우러지는 그림이 멋지고 찾는 이들의 기분을 배가 시켜 주지만 내가 더 많이 느끼고 보고 싶어 하는건 눈에 확 띄고 크진 않은 이런 작은 손길들인 것 같다. 사실 또 가장 잘 어우러지는 것 같기도 하고 말이다. 게다가 원래의 모습도 충분히 볼수 있고.. 뭐 지극히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곱창도 있긴 있다.


학교에서 담 너머 보는 안창마을, 뒤편과는 너무나 다른 풍경..


마을 위 오른쪽은 동의대 효민 축구장이였나.. 담 하나가 두 곳의 경계다. 아마 많은 사람들이 찾는 이 마을이 이 학교의 학생들에겐 특별하진 않은 곳이 아닐까. 
처음엔 마을 가장 위쪽을 올라서 내려다 보고 싶어 오르고 오르다가 길을 빙글빙글 돌고 돌고 하다 보니 구석구석을 더 보게 되었고 결국 조금 앉아 쉬면서 물도 마시고 내려다 보려고 향한 곳이 담벼락이였다. 아무래도 골목이 많이 좁다보니 저쪽이 길인것 같기도 하고 멀리서 보기에 집 앞마당인것 같기도 해서 쉽게 다가기도 힘들어 망설이고 돌아가길 반복하다 보니 더 돌아서 가게 되곤했다. 결국 마지막 종점이 된 담벼락, 처음에 안창마을로 향할때 생각했던 길이 이곳인데, 학교에 생각보다 더 가까이 있어서 놀랐다. 담이 안창마을과 학교의 경계라니..어느정도 산길을 따라 내려가야 할거라 생각했었는데..물을 마시며 담 아래 계단에 한동안 앉아 쉬며 멀리 아래를 내려다 보았다. 지난번 매축지에서도 바로 옆에 있는 고층 아파트를 바라 보면서 그랬었는데.. 등 바로 뒤에는 학교가 있고 발은 안창마을을 딛고 있다는게 참 이상했다. 오래전에 생태계엔 경계가 있는데 거길 '에코톤'이라고 부르고 그곳은 양쪽 어느쪽도 아니라는 글을 쓴적이 있다. 그땐 내가 처한 상황이 에코톤 처럼 느껴졌고 그러한게 너무 마음을 힘들게 했었는데.. 지금도 그렇게 나아졌다고 할수는 없지만, 왠지 모를 공감인지 미안함인지..

발 아래쪽은 폐가가 대부분인듯 했다.


잠시 앉아 쉬고 있던쪽은 폐가가 많았고, 위로 올라갈 수록 꽤 오랫동안 사람이 살지 않은듯한 곳이 더 많아 보였다. 이곳도 재개발 이야기를 들은 것 같은데..자세한건 모른다. 산이라 더 빠르게 날이 저물어 가고 집으로 가려면 동의대를 내려가는 길이 더 빠른데 왠지 또 걷고 싶어서 그냥 다시 마을을 따라 내려갔다. 마을 버스를 기다리는 동안 운전기사 아주머니랑 이웃인것 처럼 소탈하게 이야기 하시던 할머니도 기억난다. 
이전엔 안창마을 하면 으레 이름이 비슷한 곱창이나 막창이라는 느낌이 떠오르곤 했는데..막상 가보니 실제론 곱창이 아니라 오리였다. 그 주변에서 오리를 사육 한다고 하던가.. 조만간 동생들이 안창 마을을 간다고 한것 같은데, 최근엔 같이 다닌 일이 거의 없어서 일행과 함께 다음 기회에 오리를 한사바리 하고 만다고 아쉬움을 달랬다. 아찔한 오리 불고기의 유혹을 뒤로 한채...
  1. Favicon of https://somdali-photo.tistory.com BlogIcon 솜다리™  2011.03.14 23:38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예전에 오리고기 먹으러 많이 갔었는데..
    제기억으로는 쫌 저렴한 편에 속했던듯 합니다. ^^
    안창마을 않가본지도 꽤 되었내요.. 조만간 함 찾아봐야겠슴다~
    • Favicon of https://lovepool.tistory.com BlogIcon Kenny Goodman  2011.03.15 20:07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저도 조만간 다시 한번 찾아 가려고 합니다.
      남겨둔 오리고기가..;;;
      가기 전엔 그렇게 많은지 몰라서 한쪽편에 몰려있는 식당들 보고 적 잖게 당황했었죠..ㅎㅎ
  2. Favicon of http://iambest.tistory.com/ BlogIcon JD_  2011.03.15 01:19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홈피가 매우 깨끗하고 완전 보기 좋은거 같아요@ 깔끔!
    저도 이번에 안창마을 이라는 곳을 가서 보고 골목들을 돌아다니고 왔는데,
    저는 벽화마을이라고 해서 찾아갔는데 입구에만 있어서 이게 먼가 했는데
    돌아다니다 보니 문패마다 특색있게 꾸며 놓으셨더라구요. 다른곳과는 조금 다른.. 그런 의미에서 더 좋게 보고 온거 같네요^^:
    • Favicon of https://lovepool.tistory.com BlogIcon Kenny Goodman  2011.03.15 20:11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심플한 스킨으로...! 잘 구했죠 ㅎㅎㅎ
      신경써서 찾아 봐야 할것 같은 작은 재미를 주는것 같은 그림들이 재밌었던것 같아요.
      지난 주말에 갔었는데 버스에서도 카메라 메고 있고, 도착해서도 내리막길에서 걸어 내려 오는 사람들이 생각보다 꽤 많더라구요. 산 기슭이여서 드물줄 알았는데.. : )
  3. Favicon of http://youngjongtour.tistory.com BlogIcon 악의축  2011.03.16 13:46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생각보다 더 좋은 곳입니다. 구석구석에 재미가 더 많은 곳이죠. 벽화보다는 마을 그 자체에 사연도 스토리도 강합니다.

    문현동보다 제가 여길 더 좋아하는 이유입니다. 하지만 여기도 곧 철거되죠...철거되기전 한번 더 가야겠습니다.

    안창마을 대폿집이나 동광동 대폿집이나 택해서 막걸리 한잔^^
    • Favicon of https://lovepool.tistory.com BlogIcon Kenny Goodman  2011.03.16 23:31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철거가 되고 어떻게 변할지 모르겠지만..
      그냥 아파트 단지가 들어선다면 정말 아쉬울것 같아요..왠지 모르게..
      이번에 알게 되서 그런지..
      대포 뿅-! 근데 사실 전 뭘 대포라고 하는지 잘 모른답니다 .. 알고보면 자주 즐기던 걸수도 있겠다 싶은데..누구하나 제대로 가르쳐 주는 사람이 없다보니..- _-;;
  4. Favicon of http://koozistory.tistory.com/ BlogIcon koozijung  2011.03.23 14:10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좀 뜬금없는 소리 입니다만 사진들이 예비군훈련장 '시가지전투장'을 닮았네요ㅋㅋ
  5. Favicon of http://piper.tistory.com BlogIcon Abrellia  2011.03.24 15:20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안창마을은 아날로그적인 느낌이 물씬 풍기네요.
    저도 한번쯤 찾아가 숨은 공간을 사진속에 담아보고 싶네요..^^
    • Favicon of https://lovepool.tistory.com BlogIcon Kenny Goodman  2011.03.28 20:25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아날로그 중의 아날로그 였다고 할까요..
      매축지가 좀 더 그랬지만..안창마을도 비슷했던것 같아요.
      물론 입구에서의 그 ...오리 불고기의 아찔한 유혹을 잊을수 없지만요..;;
  6. Favicon of http://shower0420.tistory.com/ BlogIcon 소나기  2011.03.29 11:29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안창마을 문현동 안동네.. 벽화마을로 유명해지면서 사람들이 많이 찾더군요.^^
    • Favicon of https://lovepool.tistory.com BlogIcon Kenny Goodman  2011.04.13 16:21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네...제가 갔을때도 카메라 가지고 둘러보시는 분들이 꽤 있더군요.
      버스에서도 딱 보니 안창 마을 갈것 같다..! 라고 생각되는 분들이 있었고..
      막상 도착하니 벽화보단 오리불고기에 땡겼지만요..;;
  7. Favicon of http://hope-ful.tistory.com BlogIcon hope.  2011.04.12 18:25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가보고싶었는데 부산이군요.
    부산에 가게된다면 꼭 들러봐야겠네요^^
    • Favicon of https://lovepool.tistory.com BlogIcon Kenny Goodman  2011.04.13 16:23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소소한 재미..괜찮은것 같아요.
      그나마 버스편도 종점까지 쭉 가면 되서 간단하기도 하구요.
      부산은 참...산이 많은 특성상 산복도로가 많고 오르막을 많이 다녀야 하는게
      어떻게 보면 불편하기도 한것 같아요.
      전 그런걸 재미로 찾긴 하지만요.. : )
  8. Favicon of http://recuerdo.tistory.com BlogIcon 로미  2011.05.06 09:09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부산토박이인데, 이런 곳이 있다는 것은 오늘에서야 처음 알게되었네요... ^^;
    이 곳을 모두 철거한다고요...? 참 아쉽네요.
    한국을 찾는 외국인들에겐 관광지로도 손색이 없어보이는데 말이죠.
    지금 이순간에도 높고 세련된 건물짓기에 여념이 없는 한국현실에 푸념을 해봅니다.
    • Favicon of https://lovepool.tistory.com BlogIcon Kenny Goodman  2011.05.09 20:41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현대화 하기에 여념이 없는 것 같아요,
      마을이 불편한 점도 많지만..어떤 건물이 생기는 지는 확실히 모르겠는데 또 일반 아파트 단지면 실망을 많이 할것 같아요.
      마을 윗부분은 대부분 폐가가 많고 빈집이 된지 오래되어 보이더라구요.. 보고 있으면 조금..마음이 울적해 진다고 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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