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살고 있는 이곳은 어디쯤일까. 우리는 어디서 와서 또 어디로 향하고 있는 것일까. 한 사람으로 부터 시작해서 세계를 형성하고 있는 수많은 인연은 어떻게 이루어 지게 된 것일까. 시간과 함께 엮이게 되는 인연의 끈은 우리가 어디로 부터 왔으며 삶과 죽음을 계속 해서 반복하고 왜 살아가야 하는지에 대한 생사를 뛰어 넘는 수십만 가지의 의문이다. 불가에서는 이승에서 옷깃이 한번만 스쳐도 인연이라고 이른다. 전생에 삼천번의 인연이 있어야 가능한것이 이승에서의 옷깃 인연이다. 이런 인연 중에서 우리는 하늘에서 맺어준다는 천륜의 부모와 자식간의 인연을, 부부의 인연을..가까운 친구가 되고 연인이 되는 인연, 이 얼마나 소중한 것인가. 우리는 이 소중한 인연들을 무관심속에 방치하고, 스스로 포기하고 있지는 않을까.

과거의 삶이라는 전생과, 우리가 죽음을 넘어 다가가길 바라는 환생이라는 세상은 삶에서 죽음으로 다가가는 생명으로서 동경하고, 죽음과 인연의 헤어짐이라는 두려움에 간절히 바라고 있는지도 모른다. 전생에서 못다한 인연을 현세에서 만들어 나가고자 하며, 현세에서 두고가는 인연은 내세를 기약하기도 한다. 우리는 내세에서 인연으로 맺어질수 있을까. 또 현세에서 과거의 인연과 함께하고 있는가. 그것에 대한 의문은 인간으로서는 너무 거만한 상상일지도 모른다.

전생에 2차대전 당시 여자였던 '멀더'는, 현세에서의 여동생인 '사만다'를 아들로 두고 있으며, 그의 남편은 '멜리사'이다. 길 반대편에 쓰러져 죽어있는 아버지 '스컬리'를 보고 있으면서도 다가갈수도 없고, 남편 마저 나찌가 데려가버린 처지에 너무나 슬퍼한다. 더 먼과거에 그는 설리반 비들이고, 아내 멜리사의 이름은 사라 카바나이다. 그는 남북 전쟁에 북부연합군에 의해 피투성이가 되어 쓰러져 있었고, 그의 옆엔 부관 '스컬리'가 이미 죽어있다. 사라는 죽어가는 멀더를 안고 운다. 전생의 인연이 이어진다면 헤어짐 또한 반복 되어야 하는 것일까. 멜리사는 사이비 교주 버논 에페시안의 교리에 따른 환생을 위해 독극물을 마시게 되고 멀더와 또 다시 헤어진다. 그가 아내였을때 나찌에게 멜리사를 떠나보내고, 그 이전생에 북군에 의해 자신이 멜리사를 떠난 인연의 반복은 현세에 버논 에페시안에 의해 멜리사를 떠나 보내게 된다. 빛바랜 사라의 사진을 꼭 쥐고 쓰려저 죽어 있는 멜리사를 바라보는 멀더의 모습은 우리가 모르는 인연의 끈을 잃어 버린것에 대한 슬픔과, 인과율에 따른 의문과 같다. 왜 그렇게 되었어야 했을까.

해가 저무는 들판에서 멀더의 회상을 통해 시작 되고, 다시 같은 회상 장면으로 끝이나는 The X-File(엑스파일) 4번째 시즌 5번째 에피소드인 '전생의 인연'(the field where I died)은 삶과, 우리의 인연, 그리고 헤어짐에 대해 이야기 한다. 인연은 모두 과거와 얽혀 있으며 우리 자신이 소중히 여겨야 한다. 하지만 현실이 받아 들여지지 않을때도 있다. 현실은 너무나 고되며, 우리의 기대와 달리 큰 만족감을 주지는 못한다. 멜리사는 만약 태어나기도 전에 누구와 살건지 어떤 인생을 살아야 하는지 선택했다면 인생이 신나고 좋겠지만, 현실은 너무나 불행하고, 이런 의미 없는 인생은 다시 시작하고 싶다고 한다. 삶에 있어 만족감을 주는건 현실이다. 만약 현실이 충분히 의미를 주지 못하고 포기해 버리고 싶어 한다면 으레 인생을 거두고 모든걸 버리려 한다. 그리고 내세가 있고, 우리가 현세를 기억하고 가져간다면 아마 모두가 죽음을 택하고 환생을, 내세로 향할것이다. 왜 우리는 전세를 기억하지 못할까에 대한 답이다.
전생과 환생의 주제에 항상 등장하는 한 부족에 대한 이야기가 있다. 그들은 모두 환생을 한다. 단 홀로 외로이 죽어서는 안되며 부족의 품에서 죽어야하며 곧 부족의 일원으로 환생한다고 한다. 그들은 누군가 죽음을 맞이하면 환생을 할 것이라고 알기 때문에 죽음을 슬퍼 하지 않는다. 다만 새로운 삶을 다시 살게될 그를 축복해 준다. 하지만 죽음은 새로운 삶으로 이어진다는 삶과 죽음과의 경계가 모호한 그들은 점차 도태되어 갔고, 곧 스스로를 자멸하게 만들었다.
우리에게 전세와 현세, 내세가 정해져 있다 한들, 우리에게 삶과 죽음을 선택할수 있는 선택권은 없다. 만약 인생이 태어나기 훨씬 이전부터 누구와 만나고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지 정해져 있다면, 이러한 현재는 의미가 없으며 다시 시작하고 싶다는 멜리사의 말에, 멀더는 만약 그것이 사실이라면 의미없는 인생은 없다고 한다. 정말 전세에서 현세로 이어져 왔다면, 그것만으로 우리에겐 큰 의미에고, 그것에 따른 우리 인연은 우리가 알수 없을 정도로 소중한 것들이다.

우리가 전세를 기억하지 못하고, 내세를 확신할수 없는건, 그들...인연과 함께하는 현세를 의미있게 여기라는 것인지도 모른다.

The X-File : the field where I died. 전생의 인연 중...

실제로 남북전쟁 당시 설리반 비들과 사라 카바나에 대한 일화가 전해져 내려 오고 있으며, 버논 에페시안이라는 이름에서 버논(vernon)은 포토맥 강변에 있는 둔덕으로 남북전쟁 당시 전쟁이 치열했던 곳이라고 한다. 멜리사(사라)가 멀더에게 전생에 남북전쟁 병사라고 하는 것과, 연관이 있는 이름이고, 과거부터 그들을 갈라 놓은 장애물이라는 은유이다.


처음과 마지막, 해가지는 벌판에서 멀더의 회상. 멀더는 브라우닝의 시 Paracelsus를 읊는다.
Robert Browning "Paracelsus"

"난 예전에 철인같은 인생을 살았고, 눈에 익은 길을 다시한번 걸어간다. 아마 난 오래전 자만심으로 파멸했는지 모른다. 회한속에 통곡하며 다시한번 기회가 오길 간절히 기도하였다. 그로서 죽음을 통하여 인생에 대한 통찰력을 얻었고. 전생은 완전히 지워지지 않았다. 다만 난파선처럼 잔해물이 여기저기 흩어져 아련한 기억으로 남아있다. 지금도 기억이 되살아난다. 다시한번 이 들판에 서니 내 갈 곳이 보이는 것 같다."

"I, too, have spent a life the sages' way and tread once more familiar paths. Perchance I perished in an arrogant self-reliance an age ago... and in that act, a prayer for one more chance went up so earnest, so... instinct with better light let in by death that life was blotted out not so completely... but scattered wrecks enough of it to remain dim memories... as now... when seems once more... the goal in sight again."


우리는 현재의 인생, 또는 과거와 미래에 닥칠 그어떤 무엇에 비해 티끌 만큼 작은 괴로움에 삶을 쉽게 포기 하고 있지 않은가?! 우리가 현재의 인연과 삶을 소중히 해야 함은 전세로 부터 현세의 모든 인연과 삶이 주어지고, 또 현세의 나로부터의 인연이 내세의 삶으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1. Favicon of http://fates0aria.egloos.com BlogIcon 네리아리  2007.07.08 19:33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멀더 횽아(...)!!!!!!!!!!!!!!!!!!
    ㄴ저거 몇 시즌입니까? ㄱ-;;;;
    ㄴ못 본 시즌 투성이라서리...
    ㄴ내세같은 것은 믿지 않지만 '인연'이란 것에 묘한 그런 맛이라고 해야 하나? 아무튼 그런 것들이 있네요.
  2. Favicon of http://hoolee.egloos.com BlogIcon 동프  2007.07.08 23:35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럽풀님, 글 참 잘쓰세요. 부럽습니다. ㅜ,.ㅜ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엑스파일에 저런 내용이 있었다니 새삼 놀랍네요.
    사실 티비에서 보내주는 걸 띄엄띄엄 봐놔서요.
    인연이 저리도 소중한 것인데 정작 나 자신은 유지는 커녕 재단해버리고 뒤돌아 서지 않았나 반성해봅니다. 가족부터 신경써야겠네요 (말로만 ㅜ,.ㅜ)
  3. Favicon of http://nullll.egloos.com BlogIcon 누울르르  2007.07.09 09:57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언제나 좋은 생각을 전해 주시는 거 같아요..
    잠시 잊고 있었던 그러나 너무 중요한 이야기들
    사실은 정말 중요한 이야기인데 말이죠
  4. Favicon of http://lovepool.egloos.com BlogIcon lovepool  2007.07.10 16:34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네리아리님// 4번째 시즌 5번째 에피소드입니다.

    동프님// 엑스파일은 외계인과, 정부의 음모, 우리가 알지 못했던 세상과, 미스테리한 것들에 대해 많이 다루고 있습니다. 삶과 죽음 또한 미스테리지요.
    생각보다 많은걸 보여주기 때문에 엑스파일을 좋아합니다..^^

    누울르르님// 우린 스스로에게 너무나 관대하죠. 그런 관대함이 화를 자초하구요. 쓸대없는 관대함이 아닌가 생각해봅니다. 다른곳에 관대해 져야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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